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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깨 통증, 디스크 아닌 '흉곽출구증후군'?... 말초신경부터 살펴봐야 ② [손끝에서 발끝까지]


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아프면서 팔까지 저리면 대부분 목디스크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목·어깨 통증과 팔 저림이 반드시 목디스크 때문만은 아니다. 쇄골·갈비뼈 사이에서 신경이 압박받는 '흉곽출구증후군', 또는 상완신경총에서 갈라져 나오는 말초신경이 눌리는 '말초신경 포착 증후군'이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목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 혼동하거나 오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잘못된 진단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팔 근력 저하나 어깨처짐 같은 신경 손상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진행될 수 있다. 목·어깨 통증과 팔 저림을 일으키는 말초신경 질환의 종류와 감별법, 올바른 진단 기준과 치료·예방 수칙까지 신경외과 전문의 전영훈 원장(부천21세기병원)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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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손 저림, 눌린 신경에 따라 원인 질환 달라"... 원인 '말초신경' 찾아야 ① [손끝에서 발끝까지]

목에서 팔로 이어지는 신경 통로, 흉곽출구와 상완신경총이란
흉곽출구란 목에서 팔로 내려가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는 흉곽 상부의 통로로, 쇄골, 1번 갈비뼈, 이를 잇는 인대, 쇄골하근육, 사각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흉곽출구증후군은 이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이나 혈관이 눌려 통증과 저림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목디스크와 증상이 매우 유사하지만, 신경이 압박받는 지점이 '척추'가 아닌 '흉곽출구'라는 점이 본질적인 차이다. 전영훈 원장은 "신경이 눌리는 경우와 혈관이 눌리는 경우의 증상이 상당히 다르고, 두 가지가 동시에 압박받는 경우도 있어 감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흉곽출구증후군 외에도 목디스크로 오인되는 말초신경 질환이 있다. 바로 상완신경총에서 갈라져 나오는 말초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말초신경 포착 증후군'이다. 척추에서 나온 경추신경근들이 어깨와 겨드랑이 부분에서 복잡하게 얽혀 형성하는 신경 네트워크를 상완신경총이라 하는데, 이 신경총이 흉곽출구를 통과해 팔로 내려오면서 척골신경·정중신경·요골신경·근피신경 등 팔 전체를 지배하는 신경 줄기가 만들어진다. 말초신경 포착 증후군은 이 신경들이 어깨에서 손까지 이어지는 경로 중 근육·인대·섬유성 밴드 등에 의해 물리적으로 압박되는 상태를 말한다.

라운드 숄더·팔베개·장시간 전화 통화... 일상 속 습관이 말초신경을 누른다
흉곽출구증후군은 어깨 과사용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과도한 수영이나 노 젓기, 고강도·고반복 웨이트 트레이닝 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견갑과 어깨가 앞쪽으로 기우는 '하강형 라운드 숄더' 자세는 흉곽출구를 해부학적으로 좁게 만들어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경추에서 뻗어 나오는 갈비뼈나 사각근의 해부학적 이상, 쇄골이나 1번 갈비뼈 골절 후 잘못 유합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말초신경 포착 증후군은 일상적인 자세와 습관이 주요 원인이 된다.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하면 수근관이 두꺼워지면서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수근관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아니스트, 프로그래머, 조립라인 근로자 등이 대표적인 고위험군이다. 요골신경은 겨드랑이를 지나 팔 뒤쪽을 감아 돌아 나오는 구조여서 팔베개를 하고 자거나 위험한 자세로 잠들었을 때 쉽게 압박된다.

전영훈 원장은 "요골신경 손상은 신혼여행 때 팔베개를 해주다 많이 발생해 '허니문 마비(Honeymoon Palsy)'라는 별명이 생겼을 정도"라며 "요골신경뿐 아니라 팔꿈치에서 척골신경이 압박되는 경우도 흔한데, 장시간 전화 통화, 턱 괴기, 운전 중 창틀에 팔꿈치를 올리는 습관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고중량 이두근 운동도 근피신경 포착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팔 들 때 악화되면 '흉곽출구증후군', 목 젖힐 때 악화되면 '목디스크'
목디스크, 흉곽출구증후군, 신경 포착 증후군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어떤 자세에서 악화되는지를 살피면 구분할 수 있다. 목디스크는 목을 뒤로 젖히면서 아픈 쪽으로 기울일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고, 팔을 들어 올리면 눌리던 신경근이 느슨해져 오히려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흉곽출구증후군은 팔을 들어 올릴 때 흉곽출구가 좁아져 증상이 유발되거나 악화된다. 혈관이 함께 눌리면 팔과 손이 창백해지거나 붓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팔꿈치 척골신경이 압박되는 주관증후군은 팔꿈치를 굽혔을 때 증상이 악화되며, 새끼손가락과 약지 쪽에 증상이 집중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영훈 원장은 "이 질환들은 모두 같은 근원의 신경이 압박되는 것이 원인인 만큼, 어느 지점에서 눌리든 비슷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증상이 어디서 시작해 어느 방향으로 퍼지는지, 어떤 자세에서 악화되는지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감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자세만으로 모든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특히 두 가지 이상의 문제가 동시에 존재할 때 그중 하나를 놓치기 쉽다. 목디스크와 흉곽출구증후군이 함께 있는, 이른바 '이중압박증후군(Double Crush Syndrome)' 상태에서는 증상이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나타나는데, 이때 MRI로 디스크 질환이 확인되면, 흉곽출구증후군은 고려하지 못한 채 디스크 치료만 진행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전 원장은 "흉곽출구증후군은 영상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근전도 검사조차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세밀한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가 진단의 핵심"이라며 "말초신경 시스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갖춘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치료 시기 놓치면 후유증... 바른 자세와 생활 습관이 예방의 첫걸음
치료는 보존적 치료가 최우선이다. 잘못된 자세와 운동 습관을 교정하고,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 복용을 병행한다. 초음파로 신경이 유착된 부위를 찾아 생리식염수를 주사해 압박을 풀어주는 신경 유착 박리술(Hydrodissection)을 시행하기도 한다.

다만 3개월 이상 보존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근력 저하·근위축 같은 신경 손상 징후가 나타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남을 위험이 높아진다.

예방의 핵심은 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스트레칭이다. 전영훈 원장은 "바른 자세로 가슴을 펴는 것이 신경이 숨 쉴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코어 근육을 강화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정 체중 유지와 금연도 필수다. 전 원장은 "비만은 상체 하중을 늘려 신경 압박을 심화시키고, 흡연은 신경 주변 미세혈관 순환을 악화시켜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방해한다"고 덧붙였다.

당뇨가 있는 경우 신경 손상에 훨씬 취약한 만큼 적극적인 혈당 조절과 함께 생활 습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목·어깨 통증과 팔 저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신경 경로 전체를 살피는 전문의 진찰을 받는 것이 건강한 신경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손 저림, 팔·다리 통증, 외상 후 이상 감각. 흔히 겪지만 쉽게 지나치는 이 증상들의 상당수는 '말초신경'의 문제에서 시작됩니다. 하이닥은 말초신경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한말초신경학회와 함께 본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일상 속 신호를 놓치지 않는 법부터 올바른 진단과 치료 기준까지 폭넓게 다루고자 합니다.